북한 4者회담 조건 크게 후퇴 - 쌀 60만톤 주면 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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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은 최근 북.미간 뉴욕채널을 통해 4자회담 참석대가로 쌀 60만의 선(先)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이와 함께 4자회담이 개최되면 쌀 90만을 연내에 추가로 지원받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같은 요구는 1백50만의 쌀이 북한에 도착해야 4자회담에 참가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후퇴한 것으로 주목된다.

외무부 고위당국자는 2일“북한이 4자회담과 관련,한.미 정부에 요구하는 쌀지원 양(量)은 여전히 1백50만이지만 4자회담의 수용대가로 요구하는 쌀지원 양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정부가'조건없는 4자회담 개최'원칙을 들어 북한이 요구한 쌀 1백50만의 선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북한은 단계별 지원요구 방안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3자설명회 후속회담,4자회담 예비회담,4자회담 본회담등 단계별 회담에 앞서 각기 10만,50만,90만의 쌀지원을 요구했다는 것.

정부의 한 당국자는“북한의 최근 입장은 60만의 쌀만 북한에 도착하면 4자회담을 수용하고 나머지는 추후 논의하자는 것”이라며“그러나 4자회담 개최전 쌀을 지원할 수 없다는게 한.미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금주중 남북한과 미국간 3자접촉이 뉴욕에서 재개될것”이라며“정부가 최근 민간차원의 대북 쌀지원을 허용하는등 성의를 표시한 이상 북한이 쌀지원 양을 획기적으로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0일께 예정된 유엔인도지원국(UNDHA)과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북 식량지원 호소에 1천만달러(약 90억원)이상의 대규모 지원으로 동참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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