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고권력자 3인 고령.와병 대대적 세대교체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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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베트남 당.정 최고지도부가 조만간'젊은 지도자'들로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당초 지난해 6월 당대회에서 결정되려다 마땅한 후계자가 없다는 이유로 일단 연기됐던 지도부의 연경화(年輕化)논의가 최근 당 서열 2위인 레 둑 안(76)대통

령이 병석에 눕게 됨으로써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교체대상에는 대통령을 비롯,당 서열 1위인 도 무오이(80)서기장,보 반 키에트(74)총리등 최고권력자 3인이 모두 포함됐다.고령과 질병으로 더 이상 집무수행이 어렵다는 대내외의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중순 뇌출혈로 쓰러졌던 레 둑 안 대통령은 지난 2월7일 국영TV에 출연해 국민들에게 신년인사를 건네는등 건재를 과시하려 애썼지만 방송당시 부자연스런 말투를 노출해 오히려“직무복귀가 어렵겠다”는 추측만 낳았다.

현재 최고권력자인 서기장 후보로 부상한 인물은 당 선전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당 서열 5위인 가휴(65)군정치총국장.가휴 총국장은 서기장 취임을 염두에 둔듯 최근들어 강성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군복 아닌 신사복을 입고 자주 공석에

등장하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가휴 총국장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소수민족 출신으로 당 서열 4위인 농 둑 만(56)국회의장.그러나'아직은 너무 어리다'는 것이 중론이다.대통령후보로는 미국.베트남 국교정상화등에 핵심역할을 했던 당

서열 8위의 구엔 만 캄(67)외무장관이 유력하다.

총리후보로는 당 서열 7위인 개혁파 실세 판 반 카이(63)부총리와 산업정책에 밝은 당 서열 12위 찬 둑 루옹(59)부총리가 경합중.그러나'급격한 연경화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두 무오이서기장 정도만 유임하는 선에서 수뇌부 퇴진

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지 외교가의 분석이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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