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여야정당대표회담의 합의사항은 한마디로 경제난국에 대한 공동인식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경제침체가 정당간 합의나 결심으로 쉽게 해소되거나 완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온 국민이 뜻을 모아 난국을 극복하는데 정치권이 앞장서고 중심역
할을 하겠다는 다짐인만큼 그 상징성이나 무게가 가볍지도 않다.우리는 각정당의 초당적 난국극복의지를 평가하면서 이런 의지를 어떻게 구체화하고 실천해 나갈지 주시하고자 한다.
여야 합의사항을 보면 한보사태와 경제의 분리,정치권의 경제살리기 주력,경제대책협의체의 구성 등이 눈에 띄는 주요 내용이다.잠정적 정치휴전과 경제살리기의 분위기조성 등이 느껴진다.
우리는 이런 합의내용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실천의 가속력을 붙이자면 우선 무엇이라도 한가지 빠른 가시화(可視化)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당장 경제대책협의체만이라도 빨리 구성해야 할 것이다.정치권의 타성에 따라 또 인선과 구성비율
문제 등으로 차일피일하다가는 처음부터 국민신뢰를 잃어버리기 쉽다.또 중소기업자금난이나 실명제보완문제같은 것도 개선책을 낸다는 말은 나온지 오래 됐어도 실제 언제 시행될는지는 감감한 상태에 있다.지금 경제가 하루가 다르게 어려움이 가
중되고 있음을 생각하면 합의사항의 속도감나는 가시화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여야가 이처럼 경제살리기에 주력키로 한 이상 불필요한 정치공세나 설(說)에 근거한 의혹부풀리기 행태 등도 사라져야 할 것이다.한보청문회에서의 인기작전같은 것도 있어선 안된다.합의사항의 표현대로 경제살리기에 주력하는 경제대안
경쟁을 정치의 주의제(主議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여야대표들이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키로 했다는데,국민에게 호소하기 전에 정치권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이다.국회의원들을 보면 대부분 대형차를 타고,식사를 한다면 호텔에서 하고,후원회행사
도 호화판인 경우가 많다.이 어려운 상황에서 외유골프로 말썽을 빚은 의원도 있다.정치권 스스로가 이런 행태를 반성하지 않은채 국민들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해선 빈축사기에 알맞을 것이다.
우리는 정치권이 모처럼 경제난국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교환했다는 사실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이런 모습이 위기속에 싸움질이나 한다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1회용으로 급조된 행사가 아니라 실제 난국극복에 힘을 합치는 지속적
행동으로 경제살리기의 국민적 분위기조성에 이어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