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고용체제 변형 - 본사, 30大그룹 설문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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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내 28대그룹(96년기준 30대그룹중 한보.삼미 제외)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개 그룹이 연봉제를,3분의1 이상인 9개 그룹이 변형근로제를 도입했거나 할 계획이라고 밝혀 새 노동법 아래서 임금.고용체계가 급격히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8개 그룹중 4개 그룹을 제외한 24개 그룹이 올해 부분 또는 전면적인 임금동결을 이미 했거나 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그룹은 4곳에 불과한 반면 줄이겠다는 곳은 17개 그룹에 달해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질 것임을 예고했다.

이같은 사실은 97년도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중앙일보가 지난달 27~29일 30대그룹 기조.비서실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나타난 것이다.

새 노동법 아래 처음 치러질 올 임.단협등 노사관계 전반에 대해 기조.비서실장들은 대부분(17명)“예년보다 불안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안정될 것”이란 응답은 7명에 그쳤고 4명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보았다.올 노사관계

불안요인으로는 새 노동법 시행에 따른 마찰(11명)과 고용불안등 경제적 요인(11명),노조 상급단체간 선명성 경쟁(8명)등을 꼽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경영자총협회등이 들고 나온 총액임금 동결과 관련해 8개 그룹은 이미 임금동결을 선언했고,3개 그룹은 할 계획이며,13개 그룹은 일부 계열사에서 했거나 할 계획이라고 밝혀 개별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28개 그룹중 3개 그룹만이 임금동결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1개 그룹은 미정(未定)으로 응답했다.

임금인상률에 대해서도 28개 그룹 전부가“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지난해와 같은 수준이거나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전무해 개별사업장의 임금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각종 수당및 복지후생비도 동결(17곳) 또는 축소(8곳)되는 그룹이 대부분이었고'늘린다'는 응답은 1개 그룹뿐이었다.

한편 지난해 재계의 본격 이슈가 되면서'고개숙인 아버지'등 실직자 신드롬을 불러온 명예퇴직제의 경우 4개 그룹만이 도입했거나 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윤희.홍병기.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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