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비자금 640억 현찰로 마련 - 3년간 마대에 담아 정태수씨에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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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沈在淪검사장)는 ㈜한보가 정치인 후원 행사용등으로 94년부터 96년까지 6백40억원의 비자금을 현금으로 조성,정태수(鄭泰守)총회장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의 사용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한보 자금담당 임원에 대한 소환조사에서▶94년 1백80억원▶95년 2백억원▶96년 2백60억원등 모두 6백40억원의 비자금을 현찰로 마련,마대에 담아 鄭총회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관계기사 3,4면〉

특히 한보 자금담당자 周모(45)씨는 검찰에서“鄭총회장이 사용처를 밝히지 않은채'현금으로 돈을 가져오라'고만 지시,정치인들이 후원하는 단체 주관 행사와 명절및 인사를 해야하는 시기에 열리는 모임을 앞두고 월 2~8회씩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검찰은 이 비자금이 한보철강 사업인허가및 은행대출과정에서 정.관.금융계 로비자금으로 뿌려졌을 것으로 보고 鄭총회장을 상대로 사용처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검찰은 이와함께 鄭총회장이 이미 밝혀진 금액외에 6백50억원의 회사

돈을 횡령해 주식을 사들였다는 첩보를 입수,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28일밤 鄭총회장의 3남 정보근(鄭譜根)한보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횡령)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鄭회장은 회사 공금 3백69억원을 빼돌려 ㈜한보철강이 발행한 전환사채 2백72억원 상당을 자신 명의로 구입하고 개인세금 34억원을 납부하는등 개인 용도로 유용한 혐의다.검찰은 또 鄭씨 일가의 94,95년분 세금 탈루액만 4천3백27억원에 이르는 점으로 미뤄 1조원대 규모의 재산을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임직원및 친인척에게 명의신탁한 은닉재산을 추적중이다.

이를 위해 검찰은 국세청의 협조를 얻어 중수부2과에 鄭씨 일가 은닉재산 추적전담반을 설치했다. 〈정철근 기자〉

<사진설명>

한보그룹 정태수총회장의 3남인 정보근회장이 28일밤 서울 영등포구치소에 구속 수감되기 위해 대검청사를 나서고 있다. 〈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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