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慈母회장 맡은 권호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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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직접 참여해 작은 것이라도 교육현장의 문제들을 경험하고 개선해 나가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아니라 아빠가 유치원 자모회장을 맡아 화제다.충북청주시상당구율량동 덕성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해님반 자모회장을 맡은 권호일(權浩一.40.청주주성대교수)씨가 그 주인공.

그는 지난 10일 유치원 입학식에서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던 자모회장직을 과감히 자원,참석한 나머지 어머니들의 큰박수를 받으며 만장일치로 자모회장에'취임'했다.

權씨가 인근의 이름 있는 사설유치원 대신 굳이 공립 병설유치원에 아들을 입학시킨 것은 교육의 잘못을 학교탓만 할게 아니라 학부모가 함께 고쳐가야 한다는 평소 자신의 교육관 때문이다.그가 전업주부인 아이 엄마를 놔두고 유치원을 직접

찾은 것도 교육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權씨는“보통 병설유치원은 교육비가 사설의 5분의1에 불과해 시설이 낡고 교육프로그램도 엉성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그게 아니었다”며“앞으로 더욱 내실있는 운영이 가능하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청일점 자모회원을,그것도 회장으로 둔 해님반은 덕분에 환경미화작업도 수월해졌다.청소일인 지난 22일 훤칠한 키의 權씨는 집에서 공구통을 준비해와 못질과 문틀.창틀 손질등을 척척 해주는등 일을 앞장서 맡았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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