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모 감독 데뷔작 '아름다운 시절' 혁신적 제작방식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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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예술영화만을 고집스럽게 수입.배급해온 ㈜백두대간 대표 이광모(37)씨의 감독데뷔작'아름다운 시절'이 촬영전 연기.연출.촬영등 부별로 워크숍.리허설을 갖는 혁신적인 제작방식을 도입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름다운 시절'은 지난 95년 하틀리 메릴 국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씨의 시나리오'내 고향의 봄'(Spring in My Home Town)을 영화화하는 것.

12억원의 제작비중 일부를 SKC가 지원하고 나머지는 해외시장에서의 사전판매를 통해 조달한다.

다국적 영화 제작.배급사인 씨비2000(Ciby2000)이“시나리오대로만 나온다면 해외배급을 맡겠다”고 해 해외영화제 진출및 수출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평소 꼼꼼하기로 소문난 이광모씨는“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그동안 한국영화들이 생략하거나 무시해온 리허설등 사전 제작단계를 충실히 밟아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배우와 스태프가 항상 토의하고 의논해 그때그때 창작성을 살려나가는 개방적인 방식으로 촬영을 이끌어가겠다는 것이다.촬영스케줄을 보면 이달까지 배우및 스태프의 오디션을 모두 끝내고 4월부터 두달동안 연기자.연출부.촬영부등 부별로

워크숍및 리허설을 실시한다.

워크숍은 분야별로 그동안 한국영화 제작에서의 문제점이 무엇이며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 것인가를 토의하고 그 결론을 토대로 리허설을 하는 과정.

분야별 의사소통이 부족해 촬영장에서 초래된 시간낭비를 없애기 위해서다.연기자.스태프를 뽑는 방식도 색다르다.우선 스타에 의존하지 않고 아마추어나 기성배우들을 상대로 오디션을 열어 주.조연등 비중있는 역할에 대해선 3배수로 선발한 후 워크숍과 리허설을 통해 배역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그리고 스태프의 경우에도 촬영부.조명부등 집단적으로 개런티를 계약하는 대신 한사람 한사람 개별적으로 계약하게 된다.제작기간은 좀 길지만 실제 촬영기간을 최대한 줄여 예산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촬영장에서는 실제 촬영에 들어가기 앞서 조명.녹음등이 준비된 상태에서 필름없이 촬영해보는 사전촬영(pre-shoot)을 실시해 연기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촬영기간은 두달로,후반작업은 넉달로 잡고 있는데 후반작업은 에밀 쿠스타리차.크리슈토프 키에슬롭스키 감독등 유럽 작가 영화의 후반작업을 많이 해온 헝가리에서 진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남 기자〉

<사진설명>

이광모감독의 데뷔작'아름다운 시절'의 배우 오디션 장면.국제무대를

겨냥한 이 영화는 치밀한 제작 준비로 눈길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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