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G7가입싸고 미국.일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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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러시아는 G7(서방선진7개국)+1의 위치에서 G8의 정식멤버가 과연 될 수 있을까.이를 두고 미국과 일본간에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은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지난 21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직후 기자회견에서“오는 6월 미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 러시아도 참여해 올해 G7은 G8으로 불릴 것”이라고 말하면서부터다.

이에대해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일본총리는 클린턴 발언 다음날인 22일“경제 회담에 있어서는 여전히 러시아를 제외해야 한다”며 즉각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부차관은 이번 덴버 정상회담만 G8으로 불릴 것이며 러시아 참여 여부는 향후 조정에 달려있다고 미국의 입장을 정리했다.다만 그는 러시아를 참여시키자는 것이 그동안의 대세였다고 덧붙여 G7이 G8으로 확대되는 것을 미국이 지지하고 있음을 은근히 내비쳤다.

그러나 일본을 방문중인 앨 고어 미 부통령은 23일 러시아를 참석시키더라도 재정.경제문제를 논의하는 연례회의에서는 제외될 것이라고 말해 또 다른 해석을 낳고 있다.

G7 정상회담에 러시아를 정식 참여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벌써부터 제기돼 왔다.사회주의 동유럽을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는 문제와 관련,G7은 지난 91년부터 정치 의제에 러시아를 참여시켜 G7+1의 형태로 운영해왔기 때문이다.지난해에는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독일.프랑스등이 옐친대통령의 입지강화를 위해 G7에 러시아를 포함시켜 G8으로 하자는 제안을 했다.

현재 관련 국가들사이에선 G7에 러시아는 물론 중국.인도.브라질 4국을 참여시켜 아예 G11으로 해야한다는 주장과 아예 G7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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