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업살리기에 勞使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불황이 심화되면서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삼미같은 대기업그룹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노조의 기업살리기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노조의 이같은 움직임은 기업이 쓰러지고 나면 근로자도 설 땅이 없어진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또한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노조가 임금인상보다 고용안정을 중요한 협상목표로 세우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모처럼 기업살리기에는 노사가 따로 없다는 인식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을 계기로 기업 경영체질이 개선되고 합리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경제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의 고용흡수력은 매년 하락세에 있는데다 생산기술의 특성이 빠르게 자본 및 기술집약적인 형태로 바뀌고 있어 대량실업의 위험이 커지는 추세에 있다.구조조정이 필요한 새로운 상황에서 노사가 협력해 어려움을 함께 이기고 생산성을 높이지 않으면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다.

노사가 이런 공동인식을 갖고 함께 기업살리기에 나서야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특히 노조측으로서는 논리적으로는 자제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실제 임금동결을 감수하기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또 말로는 어려움을 공동 극복하자고

하긴 쉬워도 스스로 휴가를 반납하고 근무연장을 결심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그런 점에서 우리는 많은 생산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어려움 극복에 동참하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 깊은 감명을 받지

않을 수 없다.이런 자구노력이 확산.축적되면 우리가 경제침체를 극복못할 이유가 없다는 자신감도 얻게 된다.오늘날 각종 의혹과 비리 속에 정부가 중심을 못잡고 국민 사기가 떨어진 가운데 노조의 이런 자발적 운동은 우리 사회에 한가닥 빛을 던져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