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추진.후계양성 의도 - 옐친 개각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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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번 개각의 특징은 크게 두가지다.하나는 부총리의 수를 크게 줄여 작은 정부를 만들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개혁파들을 중용해 러시아의 경제개혁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는 점이다.

지난번 내각은 제1부총리가 3명,부총리가 12명이었으나 이번 내각은 2명의 제1부총리에 4명의 부총리만이 포진하게 돼 정부가 크게 작아졌다.

또 서방과 러시아 국민 양쪽으로부터 환영받고 있는 개혁주의자 보리스 넴초프를 제1부총리로 입각시켜 추바이스를 적절히 제어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국정운영 경험을 쌓게 해 알렉산드르 레베드등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강화했다.

넴초프는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추바이스와 달리 취임 첫 인터뷰에서“러시아의 각료및 정부인사들에게 벤츠.롤스로이스등 호사스런 외제차를 버리고 러시아제 자동차를 타게 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민족주의적 의식이 강해 중도우파들로부터

도 호감을 사고 있다.

또 그에게 국유독점기업(천연가스.철강등)의 업무를 맡겨 지금까지 이 업무를 담당했던 체르노미르딘 총리의 정치적 배경이었던 분야를 사실상 자신의 통제아래로 옮겼다.

전문가들은 또 추바이스에게 재무장관을 겸직시킨 의미에 대해선 경제회생의 모든 실무책임을 추바이스에게 준 다음 경제개혁이 실패할 경우엔 그에게 책임을 물을 포석인 것으로 해석했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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