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분유까지 … 중고장터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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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안 쓰는 물건을 내다 파는 사람들이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은 중고품 거래 코너인 중고장터(used.auction.co.kr)의 지난달 거래액이 1년 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달 거래액은 지난해 11월보다 2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도서·음반(660%), 취미·수집(430%) 분야 중고품 거래가 큰 폭으로 늘었다. 오랫동안 손이 가지 않은 책이나 음반·우표책 등 당장 쓰지 않는 수집품과 같은 ‘생활 골동품’을 가장 많이 사고 파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380%), 생활가전(325%), 컴퓨터·노트북(300%)처럼 값이 꽤 나가는 전자·정보기술(IT) 제품의 거래액도 서너 배씩 뛰었다. 홍윤희 옥션 차장은 “불황에 한 푼이라도 건져 현금화하려는 젊은 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옥션 중고장터의 주 이용객은 10~30대로, 이들이 전체의 72%를 차지한다.

중고품 거래에서 흔치 않았던 품목도 눈에 띄었다. 식품(364%)과 분유·기저귀(324%)의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예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다이어트 식품이나 낱개로 포장된 분유, 기저귀, 화장품 같은 생활 소모품도 심심치 않게 중고장터에 올라오고 있다. 한 주부는 “출산 때 기저귀를 선물받았는데, 연령대가 맞지 않아 쓰지 못했다”는 사연과 함께 새 기저귀를 내놓았다. 여성의류(328%) 역시 지난해보다 거래액이 세 배 이상 늘어 내핍 살림을 하는 여성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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