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파 경영권 분쟁 신동방.대농 화해로 전격 타결 - 궁금증과 후유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신동방과 대농이 15일 화해를 전격 선언함으로써 미도파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막을 내렸다.

신동방측은 임시주총 소집요구 철회,대농주식 처분금지 가처분소송 취하등 법적 소송이나 다른 적대적 행위를 하지않기로 한 반면,대농측은 오는 8월 정기주총에서 신동방측 인사 1~2명을 비상임이사로 받아들이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로써 재계의 공동대응과 정부당국의 불공정거래 시비까지 몰고왔던 미도파경영권 싸움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두달여만에 타결됐다.그러나 여러가지 의문점을 남겼고 양측의 피해 또한 컸다. 〈서명수.이기원 기자〉

◇성원은 왜 대농쪽으은 오는 8월 정기주총에서 신동방측 인사 1~2명을 비상임이사로 받아들이기로 합의한 것이다.이로써 재계의 공동대응과 정부당국의 불공정거래 시비까지 몰고왔던 미도파경영권 싸움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두달여만에 타결됐

다.그러나 여러가지 의문점을 남겼고 양측의 피해 또한 컸다. 〈서명수.이기원 기자〉

〈궁금증〉

◇성원은 왜 대농쪽으로 기울었나=성원은 지난 2월초 미도파주식 매집에 들어갈 당시만 하더라도 신동방편이었다.

그러던 성원이 14일 보유주식(지분율 12%)전량을 대농에 넘기기로 했다고 돌연 태도를 바꾸었다.증시에선 성원이 신동방과의 주식인도 협상에서 가격조건등 당초 약속과 다르자 등을 돌렸거나 아니면 현대를 비롯한 재계측의 공동압력에 입

장을 바꿨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왜 신동방은 미도파주를 비싼 값에 매입했나=신동방은 3월5일 미도파주 70여만주를 2백82억원에 매입했다.주당 4만원이 넘는다.

미도파는 지난 연말만해도 2만원 아래에서 얼마든지 살 수 있었으나 한주도 사지않았다.만약 신동방이 인수.합병(M&A)을 하려 마음먹었다면 오래전부터 값이 쌀때 사모았어야 했다.

신동방이 외국인들과 연합해'그린메일'을 시도했다가 실패로 끝나자 주가폭락을 우려,어쩔 수 없이 M&A로 작전을 바꿨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신동방은 어떻게 거액의 주식매입 자금을 마련했나=이번 미도파 공방전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사항이다.신동방이 관계회사인 동방페레그린증권.고려산업과 함께 미도파주 매입에 투입한 돈은 줄잡아 5백억원이 넘는다.

잘나가는 회사도 만지기 어려운 거금이다.신동방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도보다 60%나 줄어든 15억원에 그치는등 실적부진에 허덕였다.

<후유증>

M&A에 실패한 신동방측은 당장 금전적 손실이 적지않다.미도파를 인수.합병하기 위해 4만원대에 매집한 주식가격이 2만원대로 추락하면서 2백5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게 됐다.하지만 이같은 돈문제보다 더큰 손실은 기업이미지.외국기업과

손잡고 국내기업 경영권을 빼앗으려 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치못하게 된 것이다.

대농그룹은 비록 싸움에는 이겼지만 신동방보다 오히려 상흔이 더 크다.

대농그룹이 M&A방어를 위해 지금까지 동원한 자금은 7백50억원.신동방과의 싸움에 원군이 된 성원그룹 보유 미도파지분(12.2%)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5백억원 이상 더 들어가야 한다.

이에 따라 올상반기 개점키로 했던 중국 칭다오(靑島)의 백화점과 미도파 전주점 착공이 당장 어렵게 됐다.이외에도 금년내 군산.원주.충주의 할인점 부지를 매입하는등 2000년까지 7개의 할인점을 갖춘다는 계획을 M&A설이 나오기 직

전인 지난해말 마련해 놨으나 이의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농그룹측으로서는 현재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끌어모은 주식을 처분하기도 어렵다.자칫 M&A당할뻔 했던 위기에서 벗어나 경영권방어를 위해 향후 2~3년간 주식매각을 통한 자금동원은 어려울 것이라는게 증권업계 주변의 분석.

게다가 일반 소비자들이 M&A파동에 휘말린 미도파백화점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같아줄지도 큰 문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