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이회창 '대표되더니 후보 분리론 뒤집었다'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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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야권은 14일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대표가 취임전'대표-후보 분리론'을 청와대측에 전달한 것과 한보-김현철(金賢哲)의혹의 재조사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국민회의 유종필(柳鍾珌)부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李대표는 이한동(李漢東)고문이 대표물망에 올랐을 때는'당대표의 경선출마 불가'를 주장하더니 막상 대표가 되자 이들 문제는 별개라고 주장해 발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회의는 이와 함께 李대표가 지난 2일 기자들에게“경선주자가 대표를 맡을 경우 공정성.객관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한 내용과'李고문,청와대측에 후보-대표 분리론 전달'등의 언론보도를 복사해 배포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별도성명에서“李대표는 한보.김현철씨 문제,안기부법 날치기통과의 세 가지 해결과제를 원칙에 입각해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민련 안택수(安澤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李대표가 13일 대표-대통령후보 분리 발언에 대해'직접 말한 적이 없다'고 답변한 것은 평소의 대쪽 이미지에 어울리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않은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安대변인은“李대표는 공식 당무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의 말바꾸기에 대해 명확히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권의 이같은 공세는 李대표에 대한 흠집내기를 통해 이회창 대세론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그러나 李대표의 경력시비등 전면공세는 당분간 미루고 시국현안에 공세의 주제를 국한하면서 수위(水位)도 탄력적으로 조절할 방침으

로 알려졌다.李대표가 야권의 공세를 여야간 전면전으로 확대해 신한국당내 비(非)이회창 세력의 목소리를 봉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회의 고위관계자는 14일“李대표는 지난해 여름 이후 여론조사에서 2위로 뒤처지자'더러운 정쟁(政爭)'발언을 통해 자신의 선명성과 지지도를 부상시킨 전례가 있다”고 상기시켰다.야권의 이같은 판단은 여권내 비이회창 세

력의 반응을 보아 가며 李대표에 대한 공세수위를 단계적으로 상승시켜 나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현종.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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