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둔 환율의 움직임은 그 정도로 예측 불허다. 워낙 많은 변수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우리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외부 변수이므로 예측은 더욱 어렵다.
한 경제연구소의 외환전문가는 경상수지 흑자, 미국·일본·중국과의 외환 스와프, 미국 달러의 약세 등을 거론하며 “앞으로 원화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수출 부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 등이 원화가치의 하락 요인이라는 것이다. 다른 외환 전문가들도 대답은 비슷하다.
모든 전문가들이 한 가지 자신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였던 지난달 24일(달러당 1513원)보다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점이다. 원화 가치의 하락세가 저점을 찍었다는 얘기다.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들도 원화 가치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 가치의 하락세가 저점을 찍었다”고 분석했다. 과거 13년 평균치보다 28%나 하락해 있는 원화 가치는 앞으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마무리되고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 다시 상승할 요인이 많다는 것이다. JP모건도 이달 말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를 1300원으로 예측했으며, 내년 말에는 1180원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국책·민간 경제연구소들의 내년 평균 환율 전망도 1040원(삼성경제연구소)~1210원(한국경제연구원)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지금보다 원화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데는 모두 같은 의견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송재은 연구위원은 “금융위기가 진정되면 내년 말에는 원화 가치가 1000원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다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가 얼마나 타격을 받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연구위원은 “원화 가치가 갑자기 올라가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과도하게 떨어진 면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서서히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조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