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스타는 애물단지-돌출행동으로 게임 망치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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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프로농구에서 스타는 팬들을 즐겁게 하지만 감독들에겐'걸어다니는 시한폭탄'이다.엉뚱한 시간에 폭발하거나 불발탄이 되면 경기를 놓치게 되므로 감독들은 폭발물을 다루듯 노심초사한다.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최인선감독은 지난달 27일 원주에서 나래에,5일은 SBS에 잇따라 역전패한 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두경기 모두 철석같이 믿었던 허재.강동희의 무리한 플레이로 망쳤기 때문이다.기아는 두 경기 모두 3쿼터까지 10점차 이상의 일방적인 리드를 잡고도 역전패했다.

'확실히 이긴 경기'라고 지레 판단한 허재와 강동희의 플레이에 무리수가 많았던데다 지나치게 멋을 부린게 화근이다.이들은 레이업슛 한번을 시도해도 확률보다는 맵시를 의식하다 득점에 실패했고 실패는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감독은 화도 못내고 혼자 속을 끓였다.경기가 끝난 후 미팅을 통해'팀공헌도와 희생정신'을 강조한게 전부.기왕 놓친 경기보다 남은 경기를 위해'비위'를 맞추는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우의 최종규감독도“우지원 때문에 수명이 단축된다”고 호소한다.우지원은 용병가드 마이클 엘리어트와 손발을 맞추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7일 SBS전에서 최감독은 엘리어트를 빼고 후보 이원혁을 투입해 우지원의'입맛'을 맞춰주는 고육책까지 썼다.

이날 우지원은 완벽한 슛찬스를 맞아도 패스가 오지 않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상태였다.최감독은 우가'자폭'을 선택,난투를 일삼기 전에 가드를 바꾼 것이다.최감독 입장에선 파괴력이 강한 엘리어트가 꼭 필요했지만 시소상황에서 스타인

우지원을 포기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아마추어같으면 당연히 우를 벤치에 앉혔겠지만 스타의 체면을 세워가면서 경기도 이겨야 하는 것이 프로라는 것을 잘 알기에 당하는 괴로움이었다. 〈허진석 기자〉

<사진설명>

프로농구 감독들은 작전수립 못잖게 스타들의 심기를 다스리는데 애를

먹는다.현대 신선우감독이 경기중 선수들에게 개인별로 작전을 설명하고

있다. 〈김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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