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승현 마법에 홀려 … 모비스 7연승서 스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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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오리온스 김승현(30·1m78㎝·사진)이 중·고·대학 3년 후배인 모비스 김현중(27·1m77㎝)을 한 수 지도했다. 오리온스는 11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에서 모비스에 93-78로 이겼다. 오리온스는 2연패에서 탈출하며 8승9패가 됐다. 또 이번 시즌 1위 모비스를 두 번 만나 모두 승리했다. 모비스는 연승행진이 7에서 멈췄고, 12승5패로 동부에 공동 1위를 허용했다.

김승현과 김현중은 송도중·고, 동국대 선후배이고 오리온스에서도 한 시즌을 같이했다.

2004년 프로농구에 입문한 김현중은 동국대 시절 김승현이 자신의 우상이라고 했다. 프로에서는 제2의 김승현이 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다. 김승현의 그늘은 컸고 김현중은 오리온스에서 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는 2005년 LG로 트레이드된 뒤 올해 모비스에 와서야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 경기 전 김승현은 “오리온스에 있을 때도 능력 있는 후배였다. 자신감이 생기니 기량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현중은 “나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며 여전히 존경의 표시를 했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전반은 김현중이 김승현을 압도했다. 김현중은 김승현을 앞에 두고 7m 거리의 3점슛을 터트렸다. 또 오리온스의 수비 진영을 무너뜨리는 레이업슛을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다. 김승현은 1쿼터 무득점이었다. 김현중이 펄펄 난 모비스는 3쿼터 중반까지 근소한 리드를 지켰다. 3쿼터 종료 6분3초를 남기고 김승현이 다시 코트에 나섰다. 김승현이 경기를 조율하면서 오리온스 슈터들이 살아났다. 전정규는 3쿼터에만 3점 슛 3개를 터트렸다.

3쿼터를 65-65로 끝낸 김승현은 4쿼터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김현중과의 맞대결에서 1쿼터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따라붙는 공격적인 수비를 했다. 공격할 때는 골밑까지 파고들어 수비를 끌어들인 후 외곽 슛 찬스를 만들었다. 노마크 찬스에서 기회를 잡은 슈터들이 점수를 쓸어 담으면서 승부가 오리온스 쪽으로 기울었다. 김승현은 2득점·8어시스트·4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승부처 노련미에서 김현중을 압도했다. 김현중은 15득점·7어시스트를 기록하고도 경험 부족으로 무릎을 꿇었다.

대구=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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