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끄는책>'돌의 나라 돌 이야기' 최영주 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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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올해 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선인들의 석조문화재를 통해 한국문화의 저력을 되짚은'돌의 나라 돌 이야기'(맑은소리刊)가 나왔다.중앙일보 최영주기자가 쓴 이 책의 화두는“돌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것.인간의 문명은 불보다 돌의 발견에서

시작한다는 독특한 시각아래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돌과 관련된 우리의 문화적 전통을 간결하고 명료한 문체로 소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한국문화의 주조가 한(恨)이라는 상식에 대해 반기를 들고 있다는 사실.웅혼한 백제의 돌탑,섬세한 신라의 다보탑,그리고 고려와 조선의 석탑을 보면 우주를 감싸 안은 원숙한 조화와 원융(圓融)의 힘을 느끼게 된다고.가난과

슬픔대신 완벽을 향한 인간의 꿈이 서려있다는 생각이다.

언급된 문화재는 구석기시대 찍개부터 울산 대곡리 암각화.강화 지석묘.정주 남근석.익산 미륵사지 석탑.감은사지 3층석탑.원각사지 10층석탑.법주사 석등.지평국사 현묘탑.중원 고구려비를 거쳐 덕수궁 석조전.광화문 해태상.벼루까지 다양

하다.강화 지석묘 덮개돌의 곡선미에서 우리나라 전통 한옥의 지붕선을 떠올리거나 중국.일본과 달리 풍부한 화강암을 활용,고유의 석탑문화의 발전과정을 주시하는등 이른바'돌의 미학'을 천착하고 있다.산하 곳곳의 암석에 이름 석자를 새기거

나 페인트로 칠하는 현대인들의 무모함도 질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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