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새벽 입국 → 저녁 출전 … 방성윤, 23분 뛰고 23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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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에 있던 방성윤을 불러들인 서울 SK가 서울 삼성을 6연패로 몰아넣었다.

SK는 10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86-66으로 이겨 2연승을 기록했다. 삼성은 6연패에 빠지면서 SK와 함께 공동 8위가 됐다.

하위권 팀 간 대결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SK와 삼성의 경기는 빅카드로 꼽혔다. 경기 당일 새벽 미국에서 입국한 방성윤이 오후 7시에 열리는 경기에 뛸 것인지도 관심사였다. 연패 탈출이 급했던 삼성 역시 이날 새로 교체한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를 처음 기용했다. 이날 체육관을 찾은 농구 관계자들은 “양팀 모두 새 ‘용병’들이 뛰는 날이니 관심이 쏠리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미국프로농구(NBA)에 도전한다는 목적으로 미국에 건너갔던 방성윤을 빗댄 말이다.

방성윤은 오전에 SK 훈련장에서 선수들과 잠깐 손발을 맞춰 본 뒤 이날 경기 1쿼터 중반에 교체 선수로 나섰다. 지난 8월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보다 몸무게가 10㎏이나 줄어들어 눈에 띄게 날렵해진 모습이었다. 방성윤은 23분 동안 뛰며 23점·4도움을 기록했다. 3점슛은 5개를 성공시켰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경기 전 “방성윤이 왔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며 자신만만했다. 지난 시즌까지 SK에 방성윤이 있었지만 SK가 위협적인 팀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날 삼성은 방성윤을 막는 데 실패했다. SK의 새내기 포워드 김민수(16점)를 수비하느라 번번이 방성윤을 놓쳤고, 그에게 큰 점수를 허용했다.

방성윤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시차로 따지면 지금쯤 잠에서 깰 시간인데 마치 밤을 새운 것 같다”며 “3년간 SK에서 뛰면서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팀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뛰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심 끝에 어렵게 복귀 결정을 내렸다. 일단 팀을 정상에 올려놓고 나면 미국 진출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주에서는 동부가 KCC를 79-68로 눌렀다. 동부는 이광재(15점)와 레지 오코사(23점·15리바운드·7도움) 콤비가 잇따라 득점을 올린 반면 KCC는 3점슛 10개를 시도해 단 한 개만을 성공시키는 극심한 외곽슛 난조로 무너졌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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