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수성총리 국회답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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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수성(李壽成)국무총리가 3일 마지막 국회답변을 했다.신임총리의 임명이 4일로 예정돼 있지만 여야의원 8명의 질문에 대한 李총리의 답변은 평상시처럼'진지하고 성실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는 답변 말미에서“양해해 주신다면 몇 말씀

드리겠다”며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상당수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15대 국회의원들의 격(格)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민의의 전당이고 민주의 본산인 국회에서 존경하는 의원님들이 국가장래를 위해 힘을 합쳐 국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역사의 꽃을 피우는 선봉

과 선구자가 돼 달라.”

그래서인지“안녕히 계십시오”라는 李총리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잘했어”“수고했어요”라는 의원들의 칭찬이 터져나왔다.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도 자리에서 일어나“국무총리,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말했다.

본회의장에선 이색적인 상황도 연출됐다.무소속 김화남(金和男)의원은 李총리를 바라보며“마지막까지 답변을 성의있게 해주신 총리께 마음속 깊이 경의를 표합니다”라며 극찬했다.신한국당 김기재(金杞載)의원도“공직자로서 끝까지 진지하게 임하

는 총리의 모습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金의장의 배웅을 받고 국회를 나서면서“나라가 어렵다 하니 떠나는 마음이 편치않다.언제 소주나 한잔 하자”고 했다.

그의 이후 거취에 대한 관심은 1차적으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돈독한 신임에서 비롯된다.李총리의 가장 큰 장점은 친화력으로 꼽힌다.총리실 관계자는 한결같이“한번 뵙고나면 뭔가 그 분을 위해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흡인력

이 있다”고 말한다.

〈김종혁.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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