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내년 중반부터 서서히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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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가 내년 1분기(1~3월) 바닥을 치고 중반부터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 수비르 랄 한국담당 과장은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 “내년 중반부터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물가상승세가 꺾이면서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MF 연례협의단의 일원으로 방한했다.

랄 과장은 한국의 내년 경상수지에 대해 “수입이 줄고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하락)하는 등의 영향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앞으로 하락 추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 은행시스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건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물경기 침체와 금융 불안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불거진 외환시장 불안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대외채권과 채무를 종합 고려하면 현재 상황은 매우 안정적(very comfortable)”이라며 “환율 급등은 전 세계 유동성 악화에 따른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의 결과로 특별히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랄 과장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IMF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달 24일 IMF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종전 3.5%에서 2%로 낮췄다. 한국과 IMF 간의 연례협의는 10일까지 실시된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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