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 ‘웃돈 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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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서울 은평뉴타운에 분양가 수준의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9일 서울·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분양가 상한제 단지의 전매제한이 풀리면서다. 이 아파트들은 청약 당시 경쟁률이 수십대 1에 달해 억대의 웃돈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 침체로 수요가 얼어붙은 데다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매물이 갑자기 늘자 가격이 곤두박질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분양된 은평뉴타운 1지구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1300여 가구는 이날부터 거래가 가능해졌다. 1지구 전체 중대형 1500여 가구의 85% 정도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부동산중개업소들엔 전매가 가능한 일반분양분 매물이 크게 늘고 있다. 은평뉴타운 태영공인 김성래 실장은 “입주 후부터 전매할 수 있던 원주민용 매물만 있다가 일반분양분이 쏟아지는 바람에 매물이 5배 정도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일반분양분 매물 중에 분양가 수준의 매물이 적지 않다. 전용면적 135㎡(약 40평)는 분양가인 6억7000만원 선에 급매물이 나와 있고 전용면적 168㎡도 분양가인 9억원 선에 나와 있다. 인근 사랑공인 관계자는 “전세도 잘 나가지 않은 데다 대출이자 부담이 무거워 분양가에라도 팔고 나가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웃돈이 가장 많이 붙었던 일반분양분 전용 101㎡의 웃돈도 5000만~1억원 정도로 떨어졌다. 7월 입주 때에 비하면 1억원가량 내린 것이다.

하지만 수요는 뜸하다. 은평뉴타운 수공인 관계자는 “경기 침체 등으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서인지 분양가 수준의 매물에도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정일·임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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