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葬儀용품도 고객만족시대-전화. 인터넷 주문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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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푼돈을 아끼며 살아온 조지프 쇼프(85)는 최근 자신과 부인(71)의 관을 할인가격으로 샀다.그는“평생 힘들여 번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가 찾은 다이렉트 캐스킷사는 장의용품 할인점이다.할인점들은 폐쇄적인 장의용품 매장을 칙칙한 영안실에서 밝은 쇼핑센터로 끌어내자는 의도에서 시작됐다.장의용품 구매를 가구 사듯이 바꿔보자는 것이다.

이제 장의용품은 전시매장에서 직접 고르거나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살 수 있게 됐다.24시간 배달서비스를 해주는 회사도 있다.다이렉트 캐스킷의 부사장은“장의용품도 결국은 소비재라는 인식이 장의업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연간 1백90만개씩 팔리는 관 가운데 베이츠빌 캐스킷사와 요크그룹등 2개사가 전체의 60%를 공급한다.이들은 라이선스계약을 한 장의업소에만 납품하는데 여기서 팔리는 관값은 원가의 3백~5백%에 이른다.미국의 평균 장례비는

95년 현재 4천6백24달러(약 4백만원)로 91년에 비해 24% 올랐다.이중에 관값은 2천1백46달러(약 1백90만원)정도로 추정된다.

이처럼 장례비용이 치솟자 소비자들은 화장이나 간이매장등 보다 저렴한 장례방식을 찾고,관도 값싼 것을 택하고 있다.요크그룹의 한 간부는“소비자들은 생각보다 현명하며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고 말한다.

할인점들은 이같은 절약풍조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2백75달러짜리부터 1천5백95달러짜리 최고급 모델까지 모두 40종의 관을 시판중인 다이렉트 캐스킷은 최근 다섯번째 매장을 연데 이어 앞으로 30개의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50

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캐스킷 로열사는 매출목표를 지난해 2백10만달러에서 올해는 5백만달러로 올려잡았다.

컨슈머캐스킷 USA사는 자사의 각종 장의용품을 담은 상품목록을 내고 현재 4개 체인점을 10개로 늘릴 계획이다.이에따라 할인점과 전통적인 장의업자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문화적 요소가 큰 장의업에서 저가 공세를 앞세운 할인점들이 시장을 어느 정도 잠식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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