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경쟁력위원회 존 요클슨 위원장-경영혁신으로 새분야 창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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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워싱턴의 민간 싱크탱크중 하나인 경쟁력위원회(Council on Competitiveness) 위원장 존 요클슨(사진)은“미국 기업들에는 다른 나라 기업에 없는 독특한'문화'가 있다”고 말한다.

유럽이나 일본.한국등 다른 모든 나라의 기업들도 미국 기업들처럼 벤치마킹을 하고 새로운 분야에 먼저 진출하려는 노력을 하지만 유독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더 강한 것은 결국'기업 문화'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이제 완전히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보는가.

“80년대 중반 심각히 위협받던 미국의 경쟁력은 지난 10년간 크게 회복됐다.향후 10년간 미국 경제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다른 선진국들을 앞설 것이다.다만 가계 소득이 정체되고 빈부격차가 더 벌어지며 교육의 질과 저축률이 낮다는등

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한 국가의 경쟁력이란 기업의 경쟁력만을 뜻하지 않는다.'국민들의 실질 소득을 향상시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는 것'이 경쟁력이다.”

-미국은 어떻게 경쟁력을 회복했는가.

“10년전 미국에 없던 것들을 열거해 보자.우선 10년전에는'남에게서 배운다'는 개념이 없었다.그러나'벤치마킹'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있었고 지금도 세계 시장에서의 벤치마킹은 계속되고 있다.또 10년전엔 인터넷 분야의 기업이 단 한개

도 없었다.그러나 미국은 이 분야를 개척했다.이같은 새로운 분야의 창출과 함께 진행된'경영 혁명'도 10년전엔 없던 것이다.다운사이징.리스트럭처링등이 그것이다.”

-외국 기업들도 그같은 노력을 하지 않는가.

“하기야 유럽은 새로운 분야를 창출해내지 못하고 있다.그것은 우리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떤 문화를 말하는가.

“뭐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좌우간 우리의 문화는 유럽과 다르다.한국과도 물론 다르다.80년대의 고통은 우리에게 큰 약이 됐고 미국 기업들의 가장 큰 경쟁자는 지금도 국내에 있다.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보다 국내 경쟁이 더 심하다는 이야기

다.”

-지난 10년간 대규모 감원이 있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실직의 위험에 노출돼있다.이런 현상이 미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10년간 감원된 숫자보다 새로 늘어난 일자리가 더 많다.물론 새 일자리를 구하며 임금이 더 낮아진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

경쟁력 위원회는 미국이 한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던 지난 86년 재계.학계.노동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민간 싱크탱크.

휴렛팩커드.보잉.제록스.모토로라.AT&T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과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등 저명 학자외에 노동계 리더들도 함께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워싱턴=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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