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타] 에두, 선제골 넣고 결승PK 얻고 ‘킬러 본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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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선수들이 7일 FC서울을 2-1로 꺾고 K-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차범근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수원=뉴시스]

수원 삼성의 특급 킬러 에두(27좵브라질)는 우승이 확정되자 차범근(55) 수원 삼성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차 감독은 마치 아들을 보듬 듯 연방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를 격려했다.

친구 차두리의 소개로 수원에 입단한 에두가 아버지 같은 차 감독에게 챔피언 결정전 첫 승과 더불어 K-리그 두 번째 우승트로피라는 큰 선물을 안겼다. 에두는 이날 선제골과 함께 승부의 쐐기를 박는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수원의 2골에 모두 기여했다.

에두는 전반 11분 자신의 주무기인 왼발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올 시즌 선제골을 넣은 24경기에서 100% 승리를 거둔 수원이었기에 에두의 첫 골은 우승의 전주곡과 같았다.

2004년 수원 감독 부임 이후 세 번째 챔피언결정전 도전이었지만 이전 5경기에서 무승(2무3패)에 그쳤던 차 감독은 그의 선제골에 안도했다. 페널티킥을 내주며 1-1로 몰리던 전반 36분, 에두는 또 한번 큰 일을 해냈다. 오른쪽을 돌파하다 서울 수비수 김치곤으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결국 송종국이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뽑아내면서 그는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브라질 출신인 에두는 2003~2004 시즌 VfL 보쿰의 유니폼을 입고 독일 무대에 입성한 뒤 2004~2005 시즌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변신한 늦깎이 킬러다. 120만 유로(약 14억4000만원)의 이적료를 받고 마인츠05로 적을 옮긴 뒤엔 차두리와 함께 뛰며 호흡을 맞췄다. 첫 시즌 성적은 14경기에서 1골. 하지만 빠른 스피드에다 탄탄한 포스트 플레이, 부지런한 플레이를 높이 평가한 차두리는 아버지에게 그를 소개했다. 그렇게 인연을 맺게 된 수원이었다. 하지만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엔 34경기에서 7골 4도움에 그쳤다. 기대 이하의 성적에 수원 구단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차 감독은 그를 더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그의 킬러 본능은 올 시즌부터 나타났다. 득점뿐 아니라 어시스트 등 공격포인트가 부쩍 늘었고, 최후방 수비까지 가담했다. 왼발에 의존하던 스타일이 각 팀의 수비수들에게 간파당하며 한때 주춤했지만 욕심을 버리고 팀플레이를 펼치며 슬럼프를 이겨냈다. 올 시즌 그가 기록한 16골 7어시스트(38경기)는 수원 우승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브라질 국기를 들고 기자회견에 나선 에두는 ¨공격수로 변신한 지 4년 만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앞으로 더 좋은 공격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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