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자금력 갈수록 빈곤-회사채 사상최대 발행.예탁금 감소 二重苦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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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증시의 수급 구조가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3월중 회사채 발행 신청물량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해 자금시장에 불안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데다 그동안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고객예탁금도 지난 15일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더욱이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나는 추이도 심상찮아 앞으로 주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기채조정위원회에 따르면 3월중 회사채를 발행하겠다고 신청해온 물량은 모두 3조9천78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이는 전월에 비해 34%,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29%가 늘어난 규모다.

특히 규제없이 자동적으로 발행할 수 있는'특례 물량'이 3조6천1백8억원에 달해 물량 조정이 이뤄진다 해도 자금시장에 대한 부담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여기에 통화당국이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를 줄일 경우 금

리의 추가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금시장도 이미 이번주들어 금리가 심상찮은 기미를 보이고 있다.회사채(은행보증 3년만기)금리의 경우 지난 11일 11.90을 기록한 이래 상승을 거듭,21일 한때 12.5%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금리 불안은 바로 증시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3조원대에 달했던 고객예탁금이 최근 들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19일에는 2조9천9백억원대로 떨어졌고 이 추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반면 외상으로 사들인 주식물량인 신용융자 잔고는 12일 현재 2조8천1백억원으로 조만간 고객예탁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회복 기미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증시내로 들어왔던 자금이 빠져나가고 주식시장에 나오는 물건은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주가가 큰폭으로 오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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