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예선 잘될까-與 '줄서기로 당만 분열' 회의론 무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신한국당 차기 대통령후보 경선에 미국식 예비선거제 도입을 검토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에 찬반 양론이 불거지고 있다.현재로는“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는 회의론이 우세한 상황.

일부 고위당직자와 차기대선주자는 물론 상당수 의원들도 예비선거가“선거초기부터 당내에 정적(政敵)들을 양산해낼 것”이라며“도입과 동시에 대통령의 장악력이 떨어지고 뿔뿔이 줄서기에 나서 당이 균열될 뿐”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각 시.도를 돌며 치르는 예비선거의 경우 지역마다 대선주자들의 강한 흡인력에 이끌려 위원장들이 갈라서고 15차례나 반복될 경우 치유가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는 얘기다.

미국은 지역이 광대하며 주(州)의 자치권이 확립돼 있고 중앙당조직도 없지만 우리의 경우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에다 지역간 골도 깊어 예비선거부터 각 후보의 지역성만 낙인시켜 놓을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홍구(李洪九)대표의 한 측근도“초반 과열로 그나마 일해야 할 현정권 1년도 놓치게 된다”며“어려운 시국에 막대한 자금살포로 잡음이 이어지면 본선에도 마이너스”라고 분석.

당내 정서를 감안한듯 강삼재(姜三載)총장도 20일 고위당직자회의후“검토중이지만 더이상 거론되지는 않는게 좋겠다”고 기대치를 낮춰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예비선거 자체보다'완전자유경선'정신이 검토된 부분을 눈여겨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맹형규(孟亨奎)의원은“대의원 수준이 이전같지 않은 만큼 경선에 외압을 배제한 방안의 검토는 어쨌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민주계의원은“대통령이 지명권을 포기하고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서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