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사망 6시간만에 이례적 신속발표-권력구조 안정 반영인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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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덩샤오핑(鄧小平)의 사망은 그가 19일 오후9시8분(현지시간)에 숨지고난뒤 6시간 만에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新華社)의 발표를 통해 공개됐다.마오쩌둥(毛澤東)의 사망이 16시간의 시차를 두고 발표됐던 사례에 비하면 매우 이례적으

로 신속하게 발표된 셈이다.鄧의 라이벌이었던 천윈(陳雲)의 경우 28시간,리셴녠(李先念)전 국가주석의 경우 하루 늦게 사망소식이 발표된 전례에 비하면 매우 빨랐다.

이처럼 鄧의 사망소식이 빨리 공개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우선 鄧이 사망하기까지 뚜렷한 공식직함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마오쩌둥의 경우 당시 당 주석이라는 신분을 유지하고 있었다.鄧은 이

에 비해'국가원로'또는'정신적 지도자'등 직책과는 상관없는 호칭만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사망이 오래 전부터 예상되었고 이에 따라 그의 사망이 몰고 올 여파가 상대적으로 대단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중국 권력층은 이미 오래 전부터 그의 사망에 대비할 수 있었으며 사후에 발생할 소요와 정쟁(政爭)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현 권력층의 구도가 안정됐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鄧의 사망이 권력층의 내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경우 현 지도층은 이 사실을 최대한 공개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을 것이다.

어쨌든 鄧의 사망이 사회주의 종주국인 중국에서 이례적으로 재빠르게 공개된 것은 현 중국지도부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임과 동시에 앞으로 중국 정국의 투명성(透明性)을 예고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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