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통신, 세진컴퓨터 직영-생산.유통분리 한상수 사장은 생산만 맡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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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컴퓨터유통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세진컴퓨터랜드가 경영합리화를 위해 생산법인과 유통법인으로 분리되고 그동안 회사를 이끌어온 한상수(韓尙洙)사장은 생산법인만 맡게 된다.유통법인은 대주주인 대우통신 직영체제로 전환된다.

세진컴퓨터랜드의 최대주주인 韓사장과 대우통신은 20일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세진컴퓨터랜드의 지분은 韓사장 49%,대우통신 49%,대우통신 고문변호사인 백준현(白俊鉉)씨 2%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합의에 따라 세진컴퓨터랜드는 빠른 시일내에 이사회를 개최,유통법인 담당 사장을 새로 선임하고 안산 시화지구에 3천평규모 공장을 빌려 월5만대 가량의 개인용컴퓨터(PC)를 생산할 예정이다.유통법인 담당 사장은 대우통신 PC부문

임원중에서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대주주의 지분율은 변화가 없다고 양측은 밝혔다.

韓사장은 대우통신과 지난해 5월 96년 매출 6천7백억원을 달성하면 韓사장이 경영권을 계속 유지한다는 서면약속을 했으나 지난해 매출이 5천3백억원에 그친데다 韓사장의 독특한 경영방식 때문에 자주 마찰을 빚어왔다.

한 관계자는“이번 합의는 그동안 세진을 이끌었던 韓사장이 퇴진하고 대우통신이 경영일선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세진은 현재 서울 12곳을 비롯,전국 76개 점포에서 PC를 조립생산.판매하고 있으나 생산과 판매를 분리시킴으

로써 생산성 향상.물류비 절감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0년10월 부산에서 사업을 시작한 세진은 95년6월 서울에 입성(入城)하면서 돌풍을 일으켜 95년 매출 1천% 향상과 지난해는 삼성전자.삼보컴퓨터에 이어 외형에서 국내 3위업체로 뛰어올랐다.

이 과정에는 95년11월 사실상 51%의 지분참여를 한 대우통신이 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韓사장에게 경영권을 맡긴바 있다.

韓사장이 이끈 세진의 급성장은 개미군단으로 불린 용산전자상가의 판매를 위축시키고 PC시장을 대기업군과 세진의 양대구도로 재편시킨 결과를 낳고 세진은 지나친 가격파괴 전략과 엄청난 광고비로 매출은 늘었지만 실속은 없는 속빈강정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대우통신측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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