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원내대표는 문국현 … 속 타는 이회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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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각각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그런 두 사람은 5월 ‘선진과 창조의 모임’이란 공동 교섭단체를 꾸렸다. “정치적 야합”이란 비판이 일었지만 두 사람은 “힘을 합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후 둘 사이엔 제대로 된 회동 한번 없었다. 오히려 엇박자를 내는 일이 잦았다. 특히 남북 문제가 그랬다. 이 총재는 대북 강경책을 주장한다. 반면 문 대표는 “북한을 설득하자”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에도 그는 민주·민노당과 함께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공동 결의문에 참여했다.

이 총재는 요즘 그런 문 대표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부터는 양당 합의에 따라 문 대표가 ‘선진과 창조의 모임’ 원내대표를 맡기 때문이다. 선진당은 표면적으론 “양당 합의에 따른 당연한 절차(권선택 원내대표)”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속내는 다르다. 당내에선 “원내대표 회담에서 우리 당 입장과 전혀 다른 주장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당직자들은 “공천 헌금 의혹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문 대표가 스스로 원내대표 직을 고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한다. 징역 2년6개월을 구형받은 문 대표는 5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실제로 문 대표가 ‘의원직 상실’에 해당되는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당장 한나라당이 “원내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며 견제할 수도 있다. 문 대표의 지역구(서울 은평을)가 복귀설이 제기되는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의 텃밭이기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선 “문 대표와의 결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 대표의 실형 여부와 관계 없이 자력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자는 얘기다. 한 핵심 당직자는 “12월 중 교섭단체 구성 조건을 16석으로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18석의 선진당은 독자적으로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다. 선진당이 ‘나홀로’ 교섭단체를 꾸릴 경우 현재 분기별 5억원 수준인 정당 보조금이 15억원 수준으로 세 배 정도 뛰는 효과도 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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