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흑백영정 사진촬영 무료 봉사-'여행과 사진클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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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매주 월요일 오후 60세이상 노인들은 서울종로구 탑골공원에서무료로 영정사진을 찍을 수 있다. 비영리 사진촬영 모임인 여행과 사진클럽(02-3272-2900)회원들이 형편이 어려운 노인 50명의 사진을 무료로 촬영,다음주 같은 장소에서 영정용 대형 흑백사진을 나눠주고 있기 때문. 사진을 받아든 이병묵(73.서울동대문구종암동)할아버지는“나이가 들면서 사진걱정이 됐지만 힘들게 사는 자식들에게 이런 것까지 말하기가 미안했는데 참 잘됐다”며 환하게 웃는다.영정사진을 시중 사진관에서 찍으려면 3만~4만원 정도의 만 만찮은 돈이 들어 노인들에게 적지않은 부담이다. 클럽이 무료로 사진을 찍은 것은 지난해 10월부터.지금까지 모두 7백명에게 사진을 나눠줬다.이 클럽 박중환(朴重煥.37.건축업)회장은“이전엔 주로 평소 옷차림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요즘은 노인들 사이에 소문이 나 일부러 양복을 입고 와 찍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회원들도 가까운 곳에서 촬영하게 돼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뿐아니라 사진을 받아들고 좋아하는 노인들을 보면서 아마추어로서도봉사할 수 있다는 긍지를 느껴 열성적으로 참가하고 있다.게다가회원들의 직업도 다양해 사진촬영 뿐만 아니라 미용사는 머리를 자르고,유치원 교사들은 노인들의 말 상대가 되어주는등 여러가지봉사를 함께 펼쳐 노인들에게는 더욱 환영받고 있다.朴회장은“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선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며“사진연습과 봉사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어 회원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덧붙인다. 여행과 사진을 접목시킨 이 클럽이 생긴 것은 지난해 6월.평소 사진에 관심이 있던 朴회장이 학원에서 사진기술을 배우다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고심끝에 이같은 모임을 시작했다.사진촬영기술은 주말을 이용해 세미나식으로 3명의 강사에 게서 배우고 매월 셋째주 일요일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관광버스를 전세내 촬영여행을 떠나는 것. 〈이재국 기자〉 <사진설명>탑골공원에 나온 노인들에게 영정사진을 찍어주는.여행과 사진클럽'회원들.실력도 기르고 봉사도 해 일석이조란다. 〈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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