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게이트>공세 강화나는 野黨-聖域 강타 黨運건 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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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보게이트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전면전으로 확대됐다.날로 거세져온 양측의 포격이 급기야 상대의 머리와 심장부를 향한 직격탄으로 바뀌었다.국민회의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2남 현철(賢哲)씨에게 공세의 초점을 맞춘데 이어 권노갑( 權魯岬)의원의 검찰 출두 거부를 결의했다.현철씨는 김대중(金大中)총재를 상대로 명예훼손혐의 고소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한치 양보도 없는 정치권의 일대 회오리가 일고 있다. 국민회의측이 지금까지.성역'으로 간주돼오던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한 것은 한보사건을 계기로 현정권과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림으로써 야권으로 향하고 있는 검찰수사의 칼날을 방어하고 수사가 끝난 뒤에도 의혹을 남겨 두고두고 대여공세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측면이 계산된 것으로 보여진다. 11일 합동의총에서 한영애(韓英愛)의원은“한보사건은 현철씨가 주동한 사건”이라며“언제 어디로 누구와 갔는지를 나는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韓의원은“정치생명을 걸고 이야기한다”고까지 말했다.설훈(薛勳)의원은 아예 “현철씨를 구속하거 나 해외로 추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김덕룡(金德龍)의원이 제기한.음모가능성'에 대한 논평에서“권력 최고위층의 최측근 인사를 지목하는 것 같다”며“金의원이 현철씨와 갈등관계를 빚어왔다는 일부의 관측에 주목하고자 한다”고 초점을 현철씨에 맞췄다. 박지원(朴智元)기조실장의“현정권이 한마리 양을 살리기 위해 99마리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말도 현철씨를 겨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민회의측은 현철씨를 거명한데 대해“유력한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련의 발언은 공교롭게도 권노갑(權魯岬)의원의 소환예정시간 직전에 쏟아져 나왔다.그가 희생될 경우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대선구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그래서 일단 사법처리 위기에 놓인 權의원을 엄호하기 위한 방어용 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민주계 실세 1~2명과 여야정치인.은행장 몇명정도로 적당히 구색을맞추고 정작 핵심이라고 할수 있는 권력핵심은 비켜가고 있는 수사구도를 깨기위한 전략적인 공세라는 측면도 있다. 국민회의측이 이같은 공세를 어디까지 끌고갈지는 점치기 어렵다.다만 金총재 주변에선“총재 본인의 입으로는 현철씨 비리를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고 있음에 주목해 달라”고 말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YS일가의 힘이 완전히 빠지는 것은 득 이 안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휴전의 가능성을 한자락 깔아놓고 있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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