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이사람>현대서 청구로 옮긴 심현영부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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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현대의 간판급 전문경영인이던 심현영(沈鉉榮.58.사진)씨가 청구에서 부회장직을 맡아 새 경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 한달이 됐다.沈씨는 63년 현대건설 공채1기로 입사한뒤 현대중공업.인천제철.현대산업개발.현대정유.그룹 종합기획실 장등을 거친전형적 .현대맨'.지난해 9월 현대건설 사장에서 물러나자 유수의 건설회사들이 모셔가기에 나섰는데 沈씨는 청구를 선택했다. “30여년동안 조직원이라는 생각을 한번도 떨쳐버리지 못하다 서너달 쉬어보니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었어요.마음같아서는 조금더 쉬고싶은데 청구측이 저의 능력을 너무 높이 평가한 것같습니다.” 장수홍(張壽弘)청구그룹회장과는 10여년간 경쟁자이자 동업자 관계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張회장의 계속된 요청을 받아들여 건설부문을 책임지고 관장키로 했다는 것.“마지막 직장이라는생각입니다.일단 발을 들여놓은 이상 이 회사의 발전뿐 아니라 건설업계 공동발전을 추구해야겠지요.” 현대와는 판이한 청구 기업문화에의 적응이 쉽지않다고 沈부회장은 털어놓는다. 따라서 沈부회장은 현대건설과 청구가 같은 건설회사지만“청구는서울과 대구로 이원화된 조직체제도 그렇고 아파트상품에 대한 판촉방식이나 지휘체계등 경영방식이 모두 다릅니다.가급적 청구가 지닌 고유의 기업문화에 적응하면서 제가 알고있는 노하우를 서서히 적용시킬 생각입니다”고 밝혔다.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회사 특성에 맞는 관리체제를 세워 2000년대에는 국내 톱클라스의 건설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청구는 96년 기준 도급순위 25위다. “무조건 발로 뛰는 경영이 필요합니다.그 어떤 상품보다 값비싼 아파트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가격에 맞는 가치를 부여하는게 주택회사가 지녀야할 책임입니다.” 그는 청구뿐 아니라 건설업계가 공통적으로 지닌 애로점도 함께 거론했다.“주택업계가 그동안 우리 경제에 기여한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합니다.그럼에도보호육성책은 거의 없고 금융권등으로부터 차별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한보부도사태 이후 야기되고 있는 특정기업관련악성루머에 대해서는“정말 견실한 기업이 루머에 의해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정부가 루머의 진원지를 캐내 단호한 조치를취해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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