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예방법 개선요구 사이버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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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에서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의 개선을 요구하는 사이버 시위를 벌였다.

최영희 내일신문 부회장이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국민협의회는 이날까지 교육부 자유게시판에 '학교폭력으로 아파하는 아이들을 그냥 두지 마십시오', '교육부는 학교 폭력을 포기하는가' 등 30여건의 글을 올려 교육부가 마련한 시행령을 비판했다.

협의회가 문제삼는 부분은 크게 예방 대책과 피해자 보호의 두 가지다. 교육부 시행령 초안에 따르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매 학기마다 2시간을 교육한다. 이에대해 협의회에 참여한 대한어머니회 김완숙 회장은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실시하려면 8시간씩 연 2회(총 16시간)은 필요한 실정이다. 2시간이면 비디오나 한번 보는 형식적인 교육이 되기 십상이다. 지금 교육부 입장은 최종적으로 매학기 1회씩 교육한다고 돼 있고, 시간은 아예 빠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해결 기법이나 갈등해소 방법 등을 교육하려면 최소한 16시간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전교조에서도 10시간 이상은 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학교 폭력이 벌어졌을때 피해자에 대한 심리상담이나 치료도 문제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문용린 이사장은 "가장 중요한 부분인 피해자 보호대책에 대한 규정을 삭제한 것은 결국 지금까지처럼 학교 상담실가서 얘기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학교폭력예방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법이 없어서 예산확보가 어렵다고 하고 법이 제정되자 예산이 없어서 시행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이라고 말했다.

2002년 5월 80여개 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국민협의회는 끈질긴 제정 운동을 통해 지난해 12월 학교폭력예방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교육부의 시행령이 대폭 후퇴할 조짐을 보이자 '사이버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협의회 송현숙 간사는 "시행령에서 가장 중요한 '예방'과 '대책'에 관련한 핵심내용이 빠져 있기 때문에 법제처가 심의를 하기 전에 교육부에 이 내용을 넣어 달라고 다시 한번 촉구하는 뜻에서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글을 올리는 사이버 시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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