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8일 “국회가 새해 예산안을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 주면 특단의 방안을 강구해서라도 최대한 신속하게 예산 집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과의 오찬 회동에서다.
이 대통령은 “경기 진작과 내수 활성화를 위해선 어느 때보다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하다. 실기가 정책의 실패, 실책보다 더 나쁘다”며 예산안의 신속한 처리를 거듭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또 “먼 훗날 몸을 던져 일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나라의 기본을 바로잡아 대한민국이 승승장구하고 기초를 잡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 등 순방 내용을 설명하며 “외국도 우리와 상황이 똑같더라. 정상들 말이 ‘은행에 돈 빌려주라고 해도 안 빌려주고 정부가 무슨 정책을 펴면 시장에선 안 먹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회동에 참석한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는 “신뢰의 위기가 큰 문제이니 경제팀만이라도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회동에 불참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확대 간부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여당 간부가 만나 예산과 법안을 일방 처리하겠다고 합의한 뒤 엄포를 놓는 상황에서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17조6000억원의 빚을 얻어 살림살이를 하겠다면서 심사도 제대로 안 하고 밀어붙이는 것은 용납 못한다” 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민주당이 참석 못해 섭섭하다. 그러나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가영·김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