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부산 갈매기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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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롯데가 마지막 남은 자유계약(FA) 선수 홍성흔(31·전 두산·사진)을 잡았다. 롯데는 홍성흔과 FA를 체결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연봉 2억7900만원으로, 올해 연봉(1억8600만원)에서 50% 인상된 금액이다.

홍성흔은 “내 가치를 높게 평가해준 롯데에 감사한다. 열광적인 부산에 몸담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야구 부흥에 힘이 되고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팀 우승의 주역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롯데는 팀내 FA 손민한과 계약을 체결한 뒤 중심타선 강화를 위해 FA시장 흐름을 주목하고 있었다. 홍성흔이 두산과의 협상 결렬 뒤 시장에 나오자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필요성을 재검토했고 영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후 과정은 일사천리였다. 지난 25일 김포공항에서 첫 만남을 가진 뒤 이날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두 번째 협상 테이블에서 전격 계약을 체결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에게도 계약 체결 뒤 영입 사실을 알릴 정도로 협상에서 계약까지 순식간에 진행됐다.

롯데는 홍성흔의 공격력뿐 아니라 포수로서의 가능성도 엿봤다. 한문연 롯데 배터리코치는 “홍성흔은 힘으로 송구하는 스타일이라 부상이 잦을 수 있다. 일단 지켜봐야 알겠지만 팔의 각도를 좀 낮게 하면 포수 출전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흔의 공격력은 올 시즌 성적(타율 3할3푼1리, 8홈런, 63타점)으로 이미 증명됐다.

홍성흔은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추구하는 자율야구와 열혈 롯데팬의 응원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시즌 중 사직구장을 찾을 때면 주위에 “이런 분위기에서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 계약을 목전에 두자 “굳이 포지션을 고집하지 않고 로이스터 감독이 시키는 역할을 하겠다”고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홍성흔 영입에 성공한 롯데는 내년 시즌 목표를 높이 잡았다. 이상구 롯데 단장은 “올 시즌 3위를 했으니 내년 시즌에는 그 이상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웃으며 말했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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