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부도회오리><인터뷰>이수휴 은행감독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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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보그룹의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을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만났다.청와대에는 이달 중순 한보의 자금사정이어려워졌을 때 한번 보고했을 뿐이다.그러나 외압이나 특혜 시비는 이해할 수 없다.”이수휴(李秀烋)은행감독원장의 말. 여권과 검찰이 한보사태에 대해 전면수사로 방향을 잡은 가운데李원장과 신광식(申光湜)제일은행장등 금융계 관계자들이 27일부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그러나 이들의 해명은 그동안 금융계관계자들이 제기해 온 의혹이나 상식적인 판단과 는 거리가 먼 것이어서 새로운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보에 대한 대출과정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데. “전혀 들은 바 없다.대출과정에서 은감원과의 사전협의는없었다.다만 한보의 자금사정이 한계상황에 이르러 사태수습 차원에서 보고받은 적은 있다.” -보고를 받고 어떻게 했나. “제일은행등에 두 가지를 강조했다.첫째는 거액여신이 나간 만큼 채권확보에 만전을 기하라는 것이고,둘째는 그동안의 자금지원이 헛되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자금지원이 헛되이 돼서는 안된다는)그 말을 은행들이 자금지원을 계속하라는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원론적인 얘기였다.” -청와대에 한보문제에 대해 보고한 적이 있나. “한보의 자금상황이 어려워진 이달 중순께 이석채(李錫采)경제수석에게 한 차례 보고했다.” -李수석은 뭐라고 지시했나. “채권은행단에서 최선을 다해 처리하라고 말했다.” -그 전에도 청와대에 보고.협의하거나 전화연락을 받은 적이 있나. “그런 적 없다.” -정태수총회장을 만났다는데. “작년 10월과 11월 두 차례 사무실로 찾아왔다.” -무슨얘기가 있었나. “당진공장 완공때까지 자금이 많이 필요하니 협조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그러나 자금지원은 은행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얘기만 했다.” -그 시점이 4개 은행이 4천억원의 구제금융을 내준 시점과 같은데. “절대 개별은행들에 정태수총회장 얘기를 전한 바 없다.” -제일은행등에 한보에 대한 집중여신을 경고한 적이 있나. “작년 11월 제일은행 검사를 마치고 강평하면서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자구(自救)노력도 시켜 여신이 부실화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적을 했다.” <손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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