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간 모두 6억달러(약 5천억원)의 거액을 미국 안팎의 자선단체.학교등에 기부해온 익명의 재산가가 드디어 모습을드러냈다.그동안.얼굴없는 천사'로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미국 기자들도 그의 존재를 끈질지게 추적해오던 중 최근 한 시민이 그를 뉴욕 타임스에 제보함으로써 마침내 얼굴을 나타내게 된 것. 화제의 주인공은 뉴저지주에서 공항 면세점 체인을 운영해온 찰스 피니(65.사진).큰 돈을 모았으면서도 정작 자신은집도 자동차도 없을 뿐 아니라 여객기는 이코노미 클라스만 타고,15달러짜리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는 인물로 밝혀지면서 세상을더욱 놀라게 했다.미국.아일랜드 두 국적을 가진 피니는 70년대초 대학친구들과 공항 면세점 체인을 세워 자수성가했고 지난해매출이 3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큰 돈을 벌었다.
그는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비영리재단을 설립하고,면세점 운영수입금중 운영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거의 모든 돈을 포틀랜드 주립대학.마운트 사이나이 의과대학과 각종 사회단체에 기부했다.피니는 기부할 때 자기 신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가명으로 된 자기앞수표를 쓰는등 신경썼지만 최근 그가 운영해온 공항 면세점일부 상점들을 프랑스 회사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새 주인이 넘겨받은 회계장부에서 엄청난 액수의 기부금 내역을 발견하고 이를 언론에 알림으로써 그의 노력은.실 패'로 끝났다.그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부를 생각하게 된 동기에 대해“내게 필요한 것보다 많은 돈이 생겼기 때문”이라며“돈은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 누구도 한꺼번에 두 켤레의 신발을 신을 수는 없다”고 답했다. [뉴욕=김동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