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中小하청업체 자금난-밀린 노임 어떻게 지불할지 막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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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원청사인 ㈜한보의 자금난을 생각해 현금으로 주게 돼 있는 노임까지 6개월 어음으로 받았는데 부도가 나 어찌할 바 모르겠습니다.게다가 곧 설날이 다가오는데 어디서 돈을 빌려 일용근로자의 임금을 주어야할지 막막합니다.” 지난 23일 부도처리된 ㈜한보가 시공하고 있는 경남마산 삼계주공아파트의 하청업체인 대림건업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한숨만 내쉬고 있다.
직원들은“현재 한보로부터 노임분으로 받은 5억원의 어음이 부도로 할인되지 않아 난감하다”면서“인부들이 일은 하지 않은채 설을 앞두고 밀린 노임을 요구해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역시 ㈜한보가 시공하는 인천 부개주공아파트 현장에서도 하청업체 갑정건설은 아무 말없이 잘 추진해오던 상가.복지관등 부속공사를 중단한채 그동안 공사대금등으로 받은 어음을 떼일지 모른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불안에 떨기는 아직 부도가 나지 않은 한보건설 하청업체들도 마찬가지다.한보건설이 유원건설로부터 인수받아 시공하고 있는 서울북부도시고속도로 3공구 하청업체인 대방토건은 지난해 12월에일한 공사대금 2억여원을 못받아 안절부절못한다.
이 회사 李종석주임은“한보건설이 아직 부도처리는 되지 않았지만 일단 공사대금이 나오지 않은데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인부들을 제대로 투입할 수 없어 공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한보측이 시공하고 있는 국내공사 현장은 ㈜한보 46건 8천3백69억원,한보건설 28건 8천9백60억원등 74건 1조7천3백29억원으로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사현장이 중단된 상태다.
협력업체로 등록한 하청회사는 ㈜한보 3백40개,한보건설 4백60개등 모두 8백여개사고 이들 하청업체가 받지 못한 공사대금(어음포함)은 수백억원대에 이르러 조만간에 자금지원이 되지 않을 경우 하청업체의 연쇄부도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한보측이 시공하고 있는 공사현장중에는 경부고속도로 2-1공구,용담 다목적댐등의 국책사업과 대형 공공공사가 10여건이나 돼 공사중단이 장기화되면 공기단축에 따른 부실시공과 함께 국책사업 추진에도 일부 차질이 생■ 것으로 보인다 .
〈손용태.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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