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사해야 할 '윗분'이 누군가

전수자원공사사장이 수뢰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검찰 조사에 따르면 사건 전말은 이렇다.“사장을 시켜준 윗분들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돈을 마련해주면 댐안의 골재 채취권을 주겠다”고 사장이 한 업자에게 제의해 현금 4억원을 받은 혐의다 .이 업자는또한 구청의 하급관리로부터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을 따준다며 10억원을 받아 그중 4억원을 수자원공사사장에게 줬다는 것이다. 몇조,몇억원이 오가야 대형비리로 생각하는 우리 사회에서 4억원 수뢰는.작은'사건일지 모른다.그러나 우리는 이.작은'수뢰사건에서 매우 심각한 이 나라 공직사회의 비리구조를 새삼 확인하고 있다.특히.사장을 시켜준 윗분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는 대목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누가 그를 사장으로 밀어줬는지는 모르나 중요한 것은 밀어준 윗분에게 무언가 현금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그 발상,그 관행이다.
물론 검찰신문중 엉겁결에 나온 소리일 수도 있고,책임전가의 변명일 수도 있다.그러나 최근 잇따라 터지는 비리사건을 보면서.윗분 상납'이 비리척결의 구호속에서도 질기게 남은 공직사회 비리관행의 단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공직자는 이권을 매개로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그 뇌물로 자기 뒷배를 봐준 윗분에게 상납하는 먹이사슬구조가 그 시퍼런 사정바람을타고도 고쳐지지 않았다는 절망감을 안겨준다.
왜 한보사태를 의혹으로 보는가.이런 작은 먹이사슬구조가 도처에서 횡행하고 있으니 몇조원의 돈이 무작정 흘러들어간 배후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뇌물의 시작은 결국 윗분이다.윗물이 맑지 않고 오히려 손을 벌리니 줄줄이 먹이사슬이 연결되지 않는가.윗분위에 또 윗분이 있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타고 새 윗분이 내려오니 보답을 위해,자리 보전을 위해 뇌물의 끈이 연결된다.
임기말이다.정말 윗분들 단속 제대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