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회오리>野,YS향해 의혹 띄우기 총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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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야권은 한보(韓寶)철강사태를 한보게이트로 부각시키며 현정부에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25일 청주에 내려간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직접 겨냥한데서도 공세 강도를 읽게 한다.金총재는“본질적 책임은 金대통령이 져야 한다”“필요하면 金대통령도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몰아붙였다.전례드문 수위 다.
그는“한보사태는 역사상 최대 의혹사건인 만큼 대통령이 사과하고 엄정 수사를 지시해야 한다”면서“대통령이 문제에 대해.나는모른다.책임없다'고 빠지면 국민의 분노가 일 것”이라는 경고를덧붙였다.야권은 이번 사건을“단군이래 최대의 금융스캔들”(薛勳국민회의 부대변인),“은행들이 은행감독원의 말은 안듣고 권력의말만 듣고 돈을 내준 결과”(김대중총재)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현정부 최대의 정치금융 의혹사건이란 해석이다.
당분간 이 부분에 집중공세가 이뤄질 것임을 전망케 한다.
金총재는“중소기업은 1천만원이 없어 부도가 나고 1억원이 없어 자살하는 마당에 엉터리 기업에 사업 타당성조사도 없이 대출한도를 초과해 무려 5조원이나 대줬다”며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려 했다.국민회의의 이런 자세에 자민련도 공식 논평을 통해“대통령이 몰랐다면 삼척동자도 안 믿을것”이라며 동조하고 있다.이동복(李東馥)총재비서실장은 한보의 제3자 인수를“현 정권의97년 대선자금 마련을 위한 시나리오의 한 장(章)”으로 해석했다.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야권이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으며,어떻게 발전시켜 나가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야권의 총공세는 대선정국 주도권을 되찾고 더 나아가 金대통령에게 감내하기 힘든 결정타를 가해 대선정국에서 중립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의도도 숨어있는 것으 로 풀이된다.김대중총재는 최근 공.사석에서“김심(金心)이 여권내부 경선 뿐만 아니라 여야대결에서도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김심이 실질적 중립을 안지켜 또 패할 수는 없다는 각오같은게 깔려 있었다.
김종필(金鍾泌)총재도 영수회담 당시 자민련 탈당사태등을 들어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을 요구했다.
이런 두 金총재에게“노태우(盧泰愚)대통령처럼 되고 싶지 않다”며 탈당사태 재발방지 약속대신 대선 적극 개입의사를 밝힌 金대통령의 발언은 내심 커다란 자극이었을 수 있다.당장은 복수노조 허용,파업지휘부 사법처리 철회등 양보조치 때문 이라도 반발하기 어려웠지만 한보사태가 터지자 결전의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보인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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