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회오리><인터뷰>3조원폭로 국민회의 오길록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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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회의가 한보그룹과 괴자금 전주(錢主)간의 비밀 대출협상을추적중이었다는 사실은 여야간 물밑 정보전의 치열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초 4.11총선을 앞두고 장학로(張學魯)전청와대비서관의축재의혹을 폭로한 이후 정가에는 정부의 급작스런 인사(人事)조치등을 두고“국민회의에 제보가 들어가 선제 조치를 취한 것”이란 관측이 따라다녔다.
다음은 한보그룹과 익명의 전주(錢主)간 괴자금 대출협상 제보를 받고 조사를 벌여온 오길록(吳佶錄)종합민원실장과의 일문일답.吳실장은 장학로씨 사건을 조사,폭로한 당사자다.
-金씨의 제보 과정은.
“12월 중순 처음 연락해왔다.그뒤 朴씨의 집전화와 사무실 전화가 자필로 적혀있는 확인서와 인감증명 원본.주민등록등본등 몇가지 서류를 가져왔고 내용도 매우 구체적이었다.” -金씨의 주장 요지는.
“5,6공(共) 자금이 아닌 출처불명의 거액자금이 대출처를 찾고 있으며 한보 이외의 몇몇 기업과도 접촉했으나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12월11일 정태수(鄭泰守)총회장과 金.朴씨등 3인이 회동해 자세한 약정서를 작성한 직후 1차로 4백 억원이 건너갔고 대부분 자금은 1월15일에서 20일 사이에 건네기로 했다고 말했다.1월15일께 한보가 대량의 결제자금이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金씨와는 몇차례 만났으며 왜 일찌감치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나.
“12월중 두차례,1월초 한차례등 모두 세차례 만났다.우리가먼저 터뜨리면 사례비를 못받게 될 것을 우려하길래 제보원 이익보호와 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돈이 모두 건네지고 난뒤 한보가 빼도 박도 못할 시점에 공개하려 했다.” -제보를 받고 어떻게움직였나.
“일단 金.朴 두사람에게 사람을 붙여 동정을 계속 점검했다.
탐문결과 두 사람이 사채 브로커며 진짜 전주(錢主)는 뒤에 있다는 감(感)을 받았다.3조원은 진실이 아니고 3천억원 정도는알선할 수 있는 사람들로 판단했다.
한보 내부 사람들을 만나 경영상태와 자금사정등도 조사했다.자세한 것은 밝힐 수 없다.” -현재 金씨와 연락이 되는가.
“1월6일 만난 뒤 15일부터 20일 사이에 거액이 건네지면그때 다시 연락을 취하겠다고 했다.와중에 언론에 한보부도소식이터졌다.지금도 연락채널은 확보돼 있다.朴씨에게는 직접 연락을 취하면 경계할까봐 처음부터 연락하지 않았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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