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회오리>국회속기록에 드러난 무리한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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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야당 의원들은 14대 국회 때부터 한보그룹에 대한 제일은행등금융기관의 무리한 자금지원 문제점을 추궁하고 정부의 개입 의혹을 빈번히 제기했다.
재경위의 상임위.국감기록등을 확인한 결과 야당의원들은 과도한대출로 인한 금융권의 파장을 예방하기 위해 은행감독원등이 적극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당국은 적당한 선에서 얼버무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95년 9월28일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의원은 은행감독원 국감에서 ▶제일은행의 한보그룹에 대한 대출금은 7천3백27억원▶지급보증액은 1조2천5백49억원으로 이를 합산하면 1조9천8백76억원에 이르며▶한보측은 제일은행에 1천억원의 긴급자금을 요청했고 은행측은 못해줄 것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등을 거론했다.
그는“제2의 한양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문제기업에 대한 추가여신에 각별한 감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같은해 10월27일 재경위에서는 부실기업인 한보의 무리한 사업확장배경에 대한 의혹이 수면위로 떠올랐다.유준상(柳晙相.국민회의).제정구(諸廷坵.민주당)의원은“부실의 대명사였던 한보그룹이 유원건설을 인수하게 된 배경과 인수조건을 밝히 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용진(金容鎭)은행감독원장은“제일은행은 인수업체의 재력.경영능력.건설업 경험과 유원건설의 해외건설 특수성등을 감안해 한보그룹을 인수사로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고 답변했다. 柳의원은 한보철강의 시설투자 규모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대해 金원장은“한보철강의 총 시설투자 금액은 1단계 사업인 소형봉강및 열연강판공장 건설에 1조3천억원,2단계 사업인냉연강판공장 건설에 2조2천억원,3단계 사업인 전극봉공장 건설및 부산공장 이설에 3천억원으로 총 3조8천억원 이 소요된다”고 답변했다.그러나 실제로는 5조7천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12월16일 열린 15대 국회 재경위에서는 대출과 관련한.외압'의 실체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회의 장성원(張誠源)의원이 청와대.재정경제원이 개입.조정했다는 항간의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한승수(韓昇洙)경제부총리는 “재경원이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범명(金範明.자민련).이상수(李相洙.국민회의)의원등이한보철강에 대한 각 금융기관의 자금지원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韓부총리는“은행감독원을 통해 파악,보고하겠다”고 답변했으나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하경.박승희.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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