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높이보다 패배의 깊이가 훨씬 길어보인 하루였다.부산으로 무대를 옮긴 삼성화재컵 97한국배구 슈퍼리그 2차대회.돌풍을 예고했던 경희대는 도리어 상무에 슈퍼리그사상 남자부 최소 실점(7점)타이기록을 헌납하며 완패(3-0),2차대 회에서만 4연패 수렁으로 빠져들었다.여자부 붙박이 꼴찌 한국도로공사도 공사라이벌 한국담배공사에 3-0으로 져 슈퍼리그 연패행진(23연패)을 계속했다(23일.부산사직체).
경희대의 첫승 꿈을 짓밟은 주역은 김종화였다.
96슈퍼리그 초반 발목부상으로 내내 벤치를 지켰던 김종화(당시 대한항공)는 이날 36개의 스파이크를 때려 7득점.14득권(성공률 58.33%)을 따내고 블로킹도 3개나 잡아내며 51분만에 경희대 격파를 주도했다.
김은 특히 파워만 믿고 후려치다 부상을 자초하곤 했던 단점을보완,경희대 코트 빈틈에 사뿐히 떨궈놓는 연타를 적절히 배합하는등 한층 완숙한 기량을 선보였다.
상무 라인업은 또 경희대의 서브 52개중 44개를 안전하게 받아내 이번 대회 최고의 서브성공률(84.62%,경희대 62.
79%)을 기록하는.전과'를 덤으로 챙겼다.
슈퍼리그에서만 2년 가까이 무승에 허덕이고 있는 도로공사는 주포 어연순을 앞세워 연패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전력 열세를 극복하는데 실패,23연패 나락으로 떨어졌다.
<정태수 기자>정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