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감원 得보다 失-삼성경제硏 분석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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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거식증(拒食症).기억상실증.진단(診斷)앞서 절단부터 한다.
최근 경영계의 화두인 대규모 인원감축,즉 다운사이징이 빚어내는 부작용을 의학용어로 표현한 말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2일 미국은 요즘 이런 용어로 다운사이징의폐해를 경계하고 있으며 .다운사이징은 전략적이고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자료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다운사이징이일시적으로 기업의 군살을 뺄 수는 있을지언정 건강한 체력을 만드는 근본적 수단은 아니라는 얘기다.
예컨대 다운사이징으로 인한 식욕부진(거식증)은 우수인력들로 하여금 회사를 떠나게 만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더구나 다운사이징이 근로자들의 애사심까지 약화시키면 기업의 생존력은 더욱 떨어진다는 지적이다.또 근로자들이 익힌 기술.지식. 정보등 소프트웨어가 감원과 함께 사라지면 기업은 기억상실증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미국기업들은 다운사이징으로 4년마다 종업원의 절반,5년마다 고객의 절반,1년마다 투자가의 절반을 잃고 있다고 한다.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많은 기업들이 경솔하게 감량경영을 추진했는데 이는 외과의사들이 가장 경계하는.진단전 절단의 우(愚)'를 범한 것으로 항상 막대한 피해를 동반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특히 불황기의 인력감축은 재취업이 어려워 종업원들의 반발이 훨씬 거세고 기업 이미지에도 치명적 손상을 입힌다고 지적했다.

<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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