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우먼>삼성전자 2년연속 판매여왕 배선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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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남해안 도서벽지를 누비며 하루에 전자제품을 최고 20대 가까이 팔아 치우는.삼천포 억순이 아줌마'.지난해 9억원이 넘는 판매실적을 올려 당당히 최고 세일즈 우먼으로 선정된.쌍둥이 엄마'. 지난 15일 부산에서 열린 삼성전자 영업대리점 사원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국 판매여왕으로 뽑힌 배선자(裵仙子.39.삼천포대리점)씨.
삼천포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경남고성 농촌마을에서 태어난 裵씨에게 어려서는 농사일,80년 결혼한 뒤엔 가사일이 전부였다. 그녀가 아는 세일즈 지식은 초.중.고때 배운 단편적인 학교수업뿐이다.오빠가 다섯명이나 돼 대학진학은 엄두도 못냈고 학교공부엔 스스로도 뜻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는 프로세일즈 우먼이다.지난해 그녀는 9억1천4백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가전제품 평균가격을 35만원으로 잡을때 매일 8대 이상을 판 셈이다.하루에 잘하면8백만원까지 팔았다는 것이 그녀의 자랑이다.한달 수입은 5백만원 가까이에 이른다고 한다.
裵씨가 삼성전자 삼천포대리점에 첫발을 들여 놓은 것은 88년.건축일을 보는 남편의 벌이만으론 쌍둥이 두딸을 교육시키기에 버겁다는 생각에 주부사원 모집을 보고 신청했다.
전자제품 판매가 처음에는 친구,동네 사람,친.인척을 찾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쉬울듯 했다.그러나 결국 수개월만에 한계에 봉착했다.농촌마을에도 필수품으로 갖추고 있는 전자제품을 매번 바꾸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그래서 생각한게.영 원한 고객 작전'이다.
그녀는 대리점에서 손님을 기다리기보다 직접 잠재 고객을 찾아다니는 작전도 세웠다.지난해 여름 계모임 장소를 쫓아다니다 경남통영시의 한 섬을 찾은 그녀는 한 가정에서.노래방'을 부러워하자 해당기능이 있는 컬러TV신모델을 권했다.
배로 왕복 2시간이 걸리는 이 섬을 몇차례 더 찾은 그녀는 결국 1백79만원짜리 컬러TV를 팔고 말았다.
이같은 노력들이 결실을 보면서 그녀는 94년초 내집마련을 했고 2년 연속 판매여왕 자리를 차지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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