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질을높이자>3.직업만족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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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직장과 가정은 양립하기 힘든 것인가.현재까지론 그런 것같다.
화이트칼라의 경우 직업만족도는 3.45점(1점.매우 불만',3점.보통',5점.매우 만족')으로 타 직업군에 비해 높은 편이다.또한 삶의 질 평균점수도 5.53점(10점 만 점기준)으로가장 높다.그러나 .본인은 가정과 직장중 어느쪽을 더 중시하는가'라는 질문에 있어선 가정(46.0%)보다 직장(52.8%)을 더 중시한다는 답변이 나왔다.결국 가정을 희생하는 만큼의 대가를 얻는 셈인 것이다.
반면 자영업이나 블루칼라층은 직업만족도나 삶의 질 평균점수는떨어지지만 가정과 직장중 가정을 중시한다는 쪽이 훨씬 다수인 것으로 나타나 흥미롭다.
다시 말해 직장에 재미를 못붙일수록 가정으로 눈을 돌린다고도해석할 수 있다..직장우등생 ≠ 가정우등생'이라는 웃지못할 등식이 성립되는 셈이다.
홍익대 김형욱(경영학과.기업문화전공)교수는“그간 성장일변도의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가정에서 이탈해 직장에만 충성을 바치지 않으면 안되었다.모든 직장인에게 워커홀릭(Workaholic)이 될 것을 요구했고 이명박신화를 만들어 냈 다”고 진단한다. 김교수는 그러나 앞으론 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특히 경영주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가정에서도 일류남편이 돼야 직장에서 일류사원이 된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가정과 기업의 가교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예컨대 기업을 가정에 공개하는 날,사보를 집까지 우송,남편직장에 주부 1일 파견근무제등을 생각해 봄직하다”는게 그의 조언.
또 한가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직업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7개 항목별로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자만 뽑아 직업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업무의 내용이 마음에 든다는 사람들이 직업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업무만족도가 높은 사람의 직업만족도는 5점만점에 4.14점).
그 다음은 적성(이하 직업만족도 3.99점),직업 안정성(3.79점), 업무처리 시간(3.44점),승진기회(3.44점),친구사귈 기회(3.40점),급여수준(3.26점)순으로 나타났다. 승진기회가 많고 보수가 높은 직장일수록 사원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있다.이는 사원 개개인의 직무에 대한 만족도와 적성을 파악해 사기를 높여주는 것이 승진.보수만으로 성과를 높이려 하는 것보다 더 효과를 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하루의 3분의1이상을 보내는 직장과 가정이 적절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기업.가족문화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그래야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김행 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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