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쿨>전보 배달원 추억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흙먼지 날리며 황톳길 달려와.반가움 반 걱정 반'서울 사는 자식들의 소식을 전해주던 전보배달원(전배원)이 추억 속의.풍물'로 사라지게 된다.한국통신(사장 李啓徹)이 연간 8백억원대에이르는 전보사업 적자를 견디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 문이다.한국통신은 현재 7백명선인 전배원 수를 1차로 3월부터 2백40개전화국에 한두명씩만 남겨 3백명대로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극소수인원만을 남길 계획이다.전배원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전화.컴퓨터의 보급확대로 전보 수요가 준데다 요금이 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
국내 전화보급대수는 지난해 12월말 현재 1천9백60여만대.
1가구 1전화시대에 접어든데 이어 개인용컴퓨터의 보급 확대로 전자우편(E-메일)도 활발해져 전보 수요는 연간 1천7백만통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여기다 가장 수요가 많 은 보통과 긴급 전보요금은 통당 5백원으로 한통 보내는데 드는 원가 5천9백23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적자액은 95년 8백53억원에 이어 지난해도 8백억원대로추계되고 있다.앞으로 보통과 긴급 전 보배달은 우편집배원이 대신 맡게 돼 배달시간은 하루 정도 늦어지게 된다.한국통신은 그러나 급한 전보배달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이미 특별배달이나 공휴일배달등 부가서비스를 개발.시행하고 있다.이제 전배원은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는 것들 중의 하나로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게 됐다.

<김종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