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어린이 고국서 새생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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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병원에서 사귄 친구들과 어울려 병실과 복도를 마음껏 뛰어다녀도 숨가쁘지 않아요.” 중국 조선족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가 한국에서 새생명을 찾아 고향으로 되돌아간다.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에 거주하는 조선족 김철호(金鐵虎.38)씨의 장남 천일(天日.5)군이 선천성 심장병을 치료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은 지난해 12월19일.
중국에서 열차기관사(물자회수공사 안전책임자)로 근무하는 金씨의 월급과 중국 의료수준으로는 천일군의 심장병을 도저히 고칠 수 없었다.아들의 고통을 보다 못한 어머니 심신금(沈信金.36)씨는 수술비 마련을 위해 94년 사이판으로 들어 가 한국교포집에서 파출부로 일했다.
沈씨의 딱한 사정을 뒤늦게 알게 된 사이판 한인교회는 곧바로강원도 속초의 늘사랑회에 이같은 소식을 전했고,늘사랑회는 흥농어린이심장재단및 인천 중앙길병원의 후원을 얻어 수술비 전액과 金씨의 체류비까지 부담하기로 하고 천일군을 초청 한 것.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중앙길병원 심장센터 흉부외과 박국양(朴國洋)과장팀의 집도로 성공적인 수술을 받은 천일군은 매우 건강한 상태로 18일 퇴원할 예정이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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