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청계산 등산객들 위한 지팡이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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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젠 불필요한 나무 쪼가리가 아니예요.” 주말이면 5천~6천명의 서울시민이 찾는 서울서초구양재동 청계산 입구엔 푯말 하나가 붙어있다.
처음 산행에 나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곳엔 .지팡이를 빌려드립니다'라는 말과 함께 엄지손가락 굵기의 나뭇가지 수백개가 쌓여있다.이 가지는 얼마전까지 시내 도로표지판을 가리던.애물단지'.하지만 장소를 바꿔 지팡이로 활용되 는 지금은 이곳을 즐겨찾는 등산객들,특히 할머니.할아버지들의 친구가 된지 오래다. 그중 65%가량은 대표적인 가로수 수종인 버즘나무 가지로 길이와 굵기가 다양해 체형에 맞게 골라잡을 수 있는 선택의 기쁨도 있다.
서초구(구청장 趙南浩)가 이처럼 등산객들을 위한 지팡이를 제작한 것은 지난해초.
매년 겨울 가지치기를 통해 버려지는 수천의 전지목을 활용할 방법을 찾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래서 지난해 시범적으로 제작한 지팡이용 가지가 5백~6백개.올해는 이를 3천개로 늘려잡을 계획으로 현재 가지치기에 한창이다. 처음엔 제자리에 반납되지 않고 산 곳곳에 버려지던 전지목도 등산객들의 인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젠 거의 전량 제자리에수거된다.
20년째 청계산을 찾는 김정순(金貞順.57.여)씨는 “산행에동반할 지팡이를 고르는 건 이곳에 오는 또다른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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