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정든마을 훈장 할아버지어린이들에게 한자.예절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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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가족과 함께 식사할 때는 부모님이 먼저 수저를 드신 후 바른 자세로 식사를 시작해야죠.” 11일 오전11시 성남시분당구불정동 정든마을 우성아파트6단지 노인정.
10평 남짓한 작은 노인정에 방학을 맞은 어린이 50여명이 할아버지 선생님 말씀에 열심히 귀기울이고 있다.
“자 함께 따라하세요.춘하추동(春夏秋冬),1년 사계절을 의미하는 뜻입니다.” 고희(古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창창한 목소리로 어린이들에게 한자와 예절교육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은 이 마을 노인회장 서범석(徐凡錫.70)씨.徐회장은 지난 6일부터 노인정에 어린이서당을 열고 오전11시부터 한시간동안 초등학교 학생 들에게 한자를 비롯해 윤리.도덕등 예(禮)를 심어주고 있다.徐회장이 마을 노인정에 처음 서당을 연 것은 93년 겨울부터.올해로 3년째 이어져온 탓에 徐회장은 이 마을 어린이들 사이에.촌장님'으로 불리고 있다.
촌장님께 한자를 배우면 재미있다는 崔지혜(12.불정초등학교 6년)양은“어른을 공경하는 자세와 마음가짐도 새로워지는 것같다”고 말했다.
徐회장은“나이가 있어 매일 한시간 이상 큰 소리로 교육하는 것이 힘들지만 아이들에게 예의 문화를 되살리고 언행을 바로잡아준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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